성인
2020년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성인이 되기까지 1분도 남지 않은 때에 나는 남은 시간을 세면서 편의점에 들어갔다.
땡! 하자마자 술을 샀다, 난생처음으로 사보는 거였지만 성인인 게 체감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던 중 내가 운전을 하면 성인인 게 체감될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그리고 운전면허도 따고 도로주행도 해봤지만, 아직도 내가 성인인 것 같지가 않았다. 내 마음이 아직 덜 성숙해서일까?
그리고 느꼈다.
아, 성인이라는 건 그냥 시간이 지나면 자기도 모르게 다가와서, 현실의 책임과 의무에 서서히 눌려버리는 거구나.
이번 연말회고는...
지금까지 썼던 연말 회고는 보통 그 연도에 이룬 업적으로 내용을 채웠다. 근데 이번 연도는 지금까지 썼던 연말 회고와는 다르게 업적이라고 할 게 많지 않다. 그 대신 대학교를 다니면서 다양한 인간관계, 그에 따른 다양한 일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 근데 내가 어떤 일을 겪어서 거기서 뭘 배웠고, 어떻게 성숙해지게 되었는지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적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연말 회고는 업적이 별로 없어서 많이 짧을 테지만, 내가 1년을 무의미하게 허비한 것은 아니다.
🎮 게임 개발 (아이디어만 넘쳤던)
2021년, 대망의 첫 번째 개발 프로젝트는!!!!
휘황찬란한 지금까지의 프로젝트가 무색하게도..
정말 아주 단순한 게임 개발이었다. 개발 동기는 정말 간단했는데. 스마트폰 유료 게임 시장에 올라오는 게임들의 퀄리티가 심히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거금 약 10만 원을 주고 게임 엔진을 구매하여 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게임 개발을 도와줄 팀을 이루고, 기획서를 천천히 쓰면서 엔진에 대해 공부했다. 그리고 공부만 하다가 내 게임 개발의 꿈은 서서히 사라졌다. 대학교 첫 개강과 함께 바빠졌기 때문... 또 미뤄뒀던 루딘프 아이폰 버전 개발이 생각났기 때문... 또 개발 외주를 하나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 (어쨌든 다양한 이유 때문에)
나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머리에 넘쳐나지만,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즉흥적이다.
반짝 아이디어를 가만히 놔두기 아까워서일까?
🎛️ 스팀 온라인 체커
재밌는 두 번째 프로젝트! 바로 스팀 온라인 체커인데. 스팀 프로필 ID를 등록해놓으면 그 프로필을 하루 종일 추적하는 사이트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만약 게임을 하다가 맘에 안 드는 플레이어를 만났다. 그래서 그 플레이어와 다시는 만나기 싫을 때 사용하는 사이트다. 그 플레이어의 프로필 ID를 사이트에 등록하면 온/오프라인 여부, 활동시간, 닉네임 변경 기록, 변경 알림 등 스팀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특정 플레이어를 추적하기 위한 모든 기능을 제공한다.
개발 동기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인 스펠렁키 2에서 고의 트롤을 하는 악성 플레이어들을 처단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리고 이 사이트는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공식 리스트가 되었다.
사실 이건 프로젝트라고 하기 뭐하다. 그냥 심심해서 만들어본 거였다..
그리고 스펠렁키 관련해서 모드 같은 것도 많이 개발하고, 개발자에게 관련 피드백도 하는 등 게임 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그리고 꽤 명예도 생겼다..
저런 난해한 소스를 다루면서, 엔진에 대한 이해를 조금 하게 된 것 같다.
🌙 루딘프 리뉴얼 버전 개발 현황은?
드디어 이번 연말 회고의 메인, 그리고 오랜 약속이었던 루딘프 리뉴얼 버전에 대한 개발 현황이다!
2021년 9월 2일. 알바로 돈을 모아 맥북 M1을 구입하고 ReactNative로 iOS 개발환경을 세팅했다!
아이폰 앱 개발 빌드를 위해선 꼭 맥북이 필요하고, 맥북이 꽤 비싸기 때문에 관련 장비를 구입하는 것에서 오래 시간이 걸렸다. 또 맥북을 구매하고 나서도 세팅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았는데. 주로 brew의 no available formula with the name 오류와, iOS cocoapods 설치 오류, 그리고 npm run ios시 npm ERR.. 등 끝이 없는 삽질을 통해 수많은 오류를 뚫고 세팅에 성공했다.
맥북으로 개발하면서 느낀 건데 맥북은 실용성도 노답이고 호환성도 노답이다. 세팅을 위해 설치해야 할 부가 프로그램이 너무 많고, 무언가 커스텀을 하고 싶으면 무조건 시스템 파일에 접근해야 된다.
확실히 개발자나 영상인이 아닌 일반인이 맥북을 쓴다는 건 겉멋인 것 같다.
2021년 9월 10일. React Native 독학과 동시에 본격적인 아이폰 앱 개발을 시작했다!
React Native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시작한 외주 박치기로 어느 정도 구조들을 눈에 익혔고, 최근 며칠간 React Native의 기본 개념인 props, states, navigation 등의 학습을 끝냈다. 그리고 iOS 빌드를 위한 MacOS도 준비되었다. 이제 개발을 시작하는 일만 남았다.
안드로이드 버전의 루딘프도 내 첫 안드로이드 프로젝트였는데, 아이폰 버전의 루딘프 리뉴얼 버전도 첫 React Native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act Native는 React로 작성된 코드를 Android, iOS 네이티브 코드로 변환시켜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계가 존재하고 개발자가 의도한 대로 iOS와 Android의 디자인이 완벽하게 되진 않는다. 근데 나는 Android Studio를 잘 다루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니까, 일단 앱 포커스를 iOS에 두고 나중에 Android 버전의 디자인을 본 뒤 의도에서 벗어난 부분을 직접 네이티브 코드를 수정해서 Android든 iOS든 쿨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2021년 10월 16일. Dark Theme, Login Screen, BottomNavigationBar 구현!
첫 실행 시 로그인 화면과, 회원가입 화면 그리고 메인화면을 개발했다. (https://hacanna42.tistory.com/136)
크게 커뮤니티, 일기장, 학습, 부가기능의 탭으로 나뉘어있다.
React Native 정말 개발하기 편한데 딱 하나 단점이, React Native Navigation을 조작하는 게 조금 어려웠다 ,,
특히 bottomTabBar를 구현하는 것과, 테마 적용만 3일을 삽질했다.
개발의 진행을 막았던 제일 큰 이슈는, 아이폰 하단의 스페이스바의 여백이 계속 하얀색으로 표시되는 부분이었다,,,
앱 테마가 다크여도, 스페이스바 쪽은 항상 하얀색 솔리드가 덮여있었다.
이 이슈는 OS에 따라 bottom insets를 변경함으로써 해결하였다. (thanks stackoverflow .. ^^)
앞으로 남은 것들이다. 이거 언제 다 하지..?
🎥 YouTube로 광고 수익내기!
YouTube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운영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딱히 큰 노력을 쏟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만든 영상들을 올리는 채널이다. 근데 내가 그렇게 취미로 올렸던 영상 중 하나가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조회수가 무려 1,067,294회이다.
뭐, 또 운이 좋았다지만. 행운이 계속되면 능력인거지.
하루에 약 4,000명이 검색을 통해 내 영상을 본다. 한마디로 난 하루에 4,000명한테 광고를 입찰받아 올리는 퍼블리셔가 된 것이다. 덕분에 한 달에 약 250,000원의 수입이 들어온다. 다른 영상들도 꾸준히 채널에 올리는 중이다.
🪖 무시할 수 없는 장애물
군대를 가야 한다. 22년 4월 중순쯤에..
이건 내가 요즘 우울한 가장 큰 이유고, 내 모든 일상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때로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사게 만들기도 한다. 요즘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나는 가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대체 1년 반 동안 관리되지 않을 나의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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