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25년 3월 19일 ~ 2025년 3월 26일 사이의 시간을 다룹니다.
장기 (Korean Chess) 미션
레벨 1의 마지막 미션은 체스였다. 따라서 많은 크루가 체스 도메인을 며칠 전부터 미리 학습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로비 쪽에서 체스를 둔다던지.. 그런데 정말 재밌게도, 갑자기 미션 시작 당일 주제가 '체스'에서 '장기'로 변경되었다.
네오(코치)에 의하면 거의 1년 전부터 계획되었다고 한다. 완전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다.
이후 페어가 매칭되었는데, 사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지금까지 어느 정도 잘 맞는 페어들을 만났었다. 갈등이 생기더라도 그저 흥미로운 토론정도로 마무리되는 것이 다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의사소통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으며 협업했었다.
하지만 이번 페어 프로그래밍은 달랐다. 페어는 이번 페어 프로그래밍에서 Top-down 방식의 TDD를 통해 매우 빠르게 개발하는 것을 시도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나와 협의 후 "리팩터링 단계를 제외하고, 5초 이상 생각하지 말기" 라는 규칙을 세웠다. 그러자 너무 큰 범위의 기능의 테스트를 작성하는 것으로 개발을 시작하려니까 막막했고. 구현을 진행할수록 "이런 클래스도 필요하겠네." -> "그러면 그 클래스를 위한 테스트를 작성해야지" 식으로 TDD 사이클의 depth가 깊어지면서 생각할 시간도 부족해지니 복잡하고 감당하기 힘든 느낌을 약간 받았다.
내가 힘듦을 호소해서 이후에는 Bottom-up 방식으로 TDD를 진행했다, 확실히 Top-down보단 개발하기 편했지만, 페어 프로그래밍의 합의된 컨셉이었던 빠른 템포로 TDD 하는 경험을 위해 RED, GREEN 단계에서의 깊은 고민을 의식적으로 차단당했다. 그러자 코드가 너무 러프하게 작성되었고, 제일 중요한 문제는 설계가 너무 나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진행된다고 느꼈다. 설계에 대한 고민과 의식적인 추론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방식은 코드를 모두 작성하고 이후에 리팩토링 할 때 고민이 시작되니까 흐름이 끊기고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하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결론적으로 페어와 스타일이 많이 달랐고, 미션 진행 중 갈등을 많이 겪었다. 특히 이번 미션에서 바라보는 목표가 달랐다. 페어의 생각은 "이렇게 빠르게 구현해서, 플레이 가능한 장기를 step1 에서 끝내고 싶다!"였고. 내 생각은 "구현을 다 못하더라도 천천히 학습을 위한 고민을 해보자."였다. 결국 고민 사항을 계속해서 이후로 미루고, 구현에 집중하는 방식은 나의 목표와 맞지 않았고 결국 제출 마감 3시간 전에 페어와 branch를 분리하기로 합의했다.
이후(18일 밤) 생각이 정말 많아졌다. 페어와 스타일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소프트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을텐데, 그 방법을 모르겠고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할 걸, 이해가 안 되는 말이 있으면 내가 질문을 해줘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줄 걸.. 이라는 후회도 많이 남았고, 앞으로의 대인 관계나 협업 중 갈등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갈등을 바라보는 법과 침착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갈등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이런 과정을 겪음으로써 서로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결국엔 나와 페어의 추구하는 목표가 많이 달라서 브랜치를 분리하기로 했지만, 이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기분이 상하지 않고 내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는 것이 힘들었다. 나의 소프트 스킬이 좀 더 좋았다면, 서로의 갈등도 줄고 좀 더 기분 좋은 페어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틀 뒤(3월 21일 금요일) 구구조 크루들과 저녁 회식을 했었다.
사실 지난 일들로 혼자서 소프트 역량에 대해 고민을 되게 많이 했고, 감정 소비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인지 나의 힘든 마음이 며칠전부터 내 표정으로 외부에 표현이 됐었나 보다.
많은 크루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고, 내가 겪은 일들을 공감해 주며 개선 방법을 제시해 줬다. 그러자 조금씩 생각이 정리가 되었고 힘들었던 마음도 모두 괜찮아졌다.
나의 생각을 듣고 의견을 나눠줄 수 있는 대인 관계와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이 너무 편하게 느껴졌다.
사실 나는 평소에 감정을 공감하는 것보단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편이다. (MBTI - T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감정이 힘들 때 감정적인 공감을 받으니까 확실히 해결책만 제안받는 것보다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앞으로 누군가가 하는 이야기에 대해, 감정적인 공감이 필요하다면 먼저 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으면 제시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또, 협업할 때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내가 감당할 수 없다면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 정도로만, 확실한 의사표현을 조기에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프트 스킬은 정량적으로 측정하지 못하는 다방면적의 능력들을 일컫기에 이것에 대한 특별한 훈련 방법이나 측정 방법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경험이 없었다면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을 이렇게 와닿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정말 소중했고, 덕분에 앞으로 힘든 일들이 생기면 그것을 매체로 나의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개선하는 기회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 외부로 표현되는 나의 소프트 스킬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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